2002, 문화도시 안동의 과제(글/이효걸)최근 '안동'이란 이름은 '순수 우리 것 혹은 한국의 전통'이라는 이미지와 동일시되고 있다. 안동소주, 안동간고등어, 안동찜닭, 안동칼국수 등 접두어에 안동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그것이 비록 상품일지라도 투박한 순수성이 깃든 원래의 우리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만약 상품이 아니라 안동사람이나 안동풍습을 떠올리면 달라진다. 순수하고 투박한 고향같은 긍정적 이미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뒤떨어진 보수성과 끼리끼리만 통하는 폐쇄성 그리고 겉치레와 체면을 앞세우는 형식주의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몰개성주의 등의 부정적 이미지도 '안동'에 그대로 남아있다.
오늘날 우리에게 안동이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안동을 안에서 보든 밖에서 보든 혹은 긍정적으로 보든 부정적으로 보든 분명한 것은 안동은 이제 안동사람들만의 안동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안동 사람뿐 아니라 한국사람 모두가 안동을 통해서 자시의 정체성을 성찰해야 한다. 왜냐하면 안동은 과거의 문화유산이 파괴되지않는 거의 유일한 곳이기도 하지만, 과거에도 매우 높은 수준의 지방문화를 3백년이상 독자적으로 유지한 곳으로 세계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안동은 단지 숱한 지방문화의 한 표본이 아니라 한국전통문화의 정수가 집약되어 있는 대표인 것이다. 외국의 모든 한국문화애호가들도 한구글 이해하고자 할때 반드시 안동을 플랫폼으로 삼고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사실 지금까지도 안동은 전통문화도시로서 주모글 받아왔고 그에 합당한 노력도 적지않게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유교문화권 개발계획, 한국국학진흥원의 유치, 전통문화축제, 문화관광개발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엄격히 보면, 이러한 정택과 노력은 결국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것이지, 현재의 우리 삶 속에 살아있는 것으로 재생하는 일은 아니다.
과거의 문화는 그 나름대로 역사적 가치를 가진다. 그러나 몇몇 문화전문가가 과거의 문화를 그대로 되살리고 따라하는 것이 곧 지금의 문화일 수는 없다. 과거의 문화유산을 지금의 우리 삶에 진정으로 되살리는 요체는 다으의 두 가지라 할 수 있다. 전통문화 유산속에 들어있는 의미와 가치를 이어받아 새로운 방법으로 표현하는 일과 현재의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는 생산방식인 '산업'(기업)에 무화를 결합하는 일이다.
요컨대, 안동의 전통문화를 살아있는 것으로 계승하는 길은 바로 문화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산업(소위 CT산업)은 정부의 정책방향이기도 하다. 안동은 풍부한 전통무화자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안동사람들과 안동시정을 책임맡은 사람은 여기에 눈떠야 한다고 본다. 2002년은 안동의 문화산업이 첫발을 딛는 해가 되고 이것이 밑거름이 되어 미래의 안동이 다시 찬란한 지방무화도시로 거듭 태어났기를 희망해본다.[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