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안동 20년(글/장완수-안동시 건강관리담당)1). 20년을 돌아보며
88서울올림픽으로 온 나라가 분주하던 그해, 향토문화의 사랑방 <안동>이란 잡지가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도록 한 번도 결간을 하지 않고 우리네 풋풋한 삶의 이야기와 안동의 정체성을 위한 유적지 탐방, 숨은 역사적 이야기 그리고 정치색과 특정인에게 편중된 기사를 배제한 올곧은 편집으로 그 고고함을 잃지 않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이렇듯 안동사람의 생각과 삶을 담은 <안동>지가 걸어온 20년 동안 안동은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안동사람의 삶의 질은 어떻게 변화되었고 20년 전과 비교해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통계를 통해 가늠해보고자 한다. 통계란 말 그대로 ‘어떤 현상을 종합적으로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숫자로 나타낸 것’이니 비록 안동의 모든 변화를 다 담아내지는 못하더라도 평소 궁금증이 일었던 우리집 주변, 우리네 이웃, 안동의 모습 등 생활주변의 변화상을 담아내고자 했다.
자료는 안동시와 안동군 통계연보를 참조하여 1988년도 현황과 2006년도 현황을 비교하였으며, 통합되기 전 자료는 시,군 현황을 합하거나 평균치로 하였다.
2). 인구
총 인구 수는 21만5천194명에서 4만5천475명이 감소한 16만9천719명으로 감소율은 21%를 나타내어 인구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출생자 수는 천567명이 줄었고 인구감소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도 717명이 줄었다. 인구가 감소하는 반면 가구 수는 7천112가구가 늘어난 6만3천530가구로 이는 핵가족화와 주택 보급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흔히 안동사람은 공무원 아니면 자영업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일자리가 없다보니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특이한 사항은 당시 한건도 없던 외국인과 혼인한 수가 50쌍에 이른 점이다. 이는 여성들의 농촌기피 현상으로 농촌총각들이 베트남이나 필리핀, 중국 등 외국여성과 결혼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한 연유로 보인다. 이혼은 51건이 늘어난 306쌍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2,544건이 감소한 결혼비율과 대조적이다.
3). 일반생활
일반생활상을 살펴보면 자동차 등록대수가 6천373대에서 무려 5만846대가 늘어난 5만7천218대로 나타나 자가용 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수도보급률은 59.9%에서 80.5%로, 1일 1인당 물 사용량은 205.5ℓ에서 302ℓ로, 전화기 보유량은 8천222대가 증가한 5만6천841대로 문화생활이 윤택해진 것으로 판단된다. 1일 쓰레기 배출량은 하루에 229톤을 배출하던 것을 155톤으로 1일 74톤을 줄여 쓰레기 종량제 실시와 시민들의 재활용 분리수거 참여가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환경에 대한 시민의식이 높아졌으나 에너지절약에 대한 의식은 아직 선진국에 크게 못미쳐 삶의 윤택함에 비례해 자원절약정신은 많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4). 위생분야
이, 미용업소는 467개소로 130개소가 증가를 보였으며, 이용업소 보다 주로 미용업소가 증가추세를 보였다. 이는 현대 트레드인 메트로섹슈얼 열풍으로 신세대를 비롯한 386세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이 미용실을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남성전용 미용실의 출현 또한 이발소 감소에 한몫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지역 대학 미용학과에서 미용사를 매년 배출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성별을 불문하고 패션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미용실의 증가는 당연한 문화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목욕업소는 45개소로 25개소가 증가하였으나 최근에 감소추세에 있다. 각 가정에 욕조가 갖춰져 있어 대중목욕탕을 덜 찾지만 한국인이 여전히 때목욕을 선호하는 ‘위생’적인 측면과 사우나와 찜질방문화를 즐기는 ‘휴식’차원으로 많이 찾는다. 일반음식점은 천641개소가 늘어난 2천504개소이며, 유흥주점은 176개소로 69개소가 늘어났다. 숙박업소는 28개소가 늘어나 160개소로 집계되었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는 이들이 많이 늘어났고 이는 자연스레 관광과 외식산업의 발달로 이어졌다. 안동도 하회마을을 비롯한 여러 관광지와 종택, 국제탈춤페스티벌 개최 등으로 인한 관광객 유치로 음식점과 숙박업소의 증가를 가져왔다.
5). 학교, 병원
학교 51개교, 학생수 만9천917명, 교원수 589명이 감소하여 인구 감소율과 비례를 보이면서 교육의 도시라는 명성이 약화되고 있어 안타깝다. 인구의 감소가 연쇄적인 작용을 하는 셈이다. 게다가 폐교되는 학교가 늘고 있는 실정이어서 학교, 학생수의 증가는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병 ․ 의원 수는 149개소로 95개소가 늘어났으며, 의사 수도 81명에서 318명으로 무려 237명이 늘어나 경상북도 북부지역을 커버하는 의료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종합병원의 규모 증대와 소득 증대에 따른 건강관리로 인해 병원출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점과 노령인구가 늘어남에 따른 이유도 있다.
6). 화재 및 범죄발생
연간 화재발생 건수는 58건이, 범죄발생은 천506건이 증가한 반면, 교통사고 건수와 산불발생 면적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 줄이기 캠페인과 사고다발지역에 대한 시설물 개선, 산불 줄이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범죄발생이 크게 증가한 것도 눈에 띄는데 소득 양극화 현상과 개인화 현상, 사이버 범죄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7). 기상
지구 생태계에 변화의 지표가 되는 기온은 우리지역에서도 연평균 11.4℃에서 12.1℃로 0.7℃가 상승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20년간 기온 상승폭과 같은 수치로써 이로 인하여 가뭄, 홍수, 동 ․ 식물의 분포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심지어 신종 질병의 출현을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하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UN에서 지구의 온난화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고 전 세계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교토 의정서 등의 안을 내놓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자국의 경제논리를 앞세워 반대 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연간 비온 날 25일, 안개일수가 22일이나 늘어난 것도 상당한 변화로 농작물과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강수량은 전국에서 가장 적은 량을 기록해 오던 우리지역이 709.2㎜ 에서 1,179.8㎜로 무려 470.6㎜가 더 내린 것을 보더라도 기후 변화를 실감케 한다.
8). 기타
안동시 세출예산 규모는 377억원에서 4천265억원으로 무려 11배나 늘어났다. 국내 우편물 접수 배달은 천7백2십만5천통에서 연간 2천6백4십9만7천통으로 늘어나 전자우편시대에도 우편물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개인우편물보다 대량우편물(DM) 발생이 늘어나고 온라인거래가 활발해진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9). 함께 고민해야할 앞으로 20년
강산이 무려 두 번이나 바뀐 세월이 지났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지역 여러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진 면도 있지만 기후 변화, 범죄발생률 증가 등은 우리 모두가 깊이 생각하고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인구감소로 파생되는 갖가지 문제들도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도 유독 변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사랑방 <안동>이 아닌가 싶다. 우리 안동의 정체성과 우리네가 살아가는 모습을 옹골차게 기록하며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앞으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안동』지가 탄생한 해와 오늘의 우리네 삶을 비교해보면서 이참에 개인의 삶의 통계도 한번 내어 보자. 지난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를 계획하는 기회가 되어, 좋은 일은 증가할 것이고 나쁜 기억은 감소되길 기대해본다. <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