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과 인간의 체질(글/이성훈-한방내과 전문의, 체질의학전문 도규한의원장)요즘 온 나라가 밤마다 촛불과 함성의 행렬로 잠을 설치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광우병 위험물질(SRM)이 포함될 수도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정부가 졸속협상을 해버렸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이토록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광우병에 대한 국민들의 두려움이 얼마나 큰 가를 잘 알 수 있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필자의 개인적인 광우병에 대한 체질의학적 견해를 밝혀보고자 한다.
광우병(mad cow disease)은 왜 발생했을까?
체질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에겐 체질이 존재하지만, 동물에게는 체질이 없다. 사람은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체질이 존재하지만, 소는 소, 돼지는 돼지, 닭은 닭, 쥐는 쥐, 이렇게 동물은 같은 종끼리 모두 한 가지 체질이다. 소나 양, 사슴 같은 초식동물은 태어나면서부터 육식을 하지 않고 풀을 뜯어먹고 산다. 반대로 호랑이나 사자 같은 육식동물은 풀을 먹지 않고 고기만 먹고 살아간다. 이렇듯 동물들은 태어나자마자 무엇을 먹어야 되는지 무엇을 먹지 말아야 되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끝이 없는 욕심은 하루빨리 가축들을 살찌우고 더 많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자연의 순리를 거슬러 초식동물인 소나 양에게 동종에서 나온 동물성 사료(내장과 뼈 등의 부산물)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자연은 우리 인간에게 프리온(prion protein)이라는 큰 재앙을 되돌려 주었다. 그렇게 키운 양들에게 스크래피병(scrapie)이, 소들에게는 광우병이 나타났고, 이 동물들의 몸속에서 프리온이 발견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생긴 프리온을 인간이 섭취를 하게 되면 인간 광우병(variant Creutzfeldt - Jakob disease, vCJD) 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잠복기가 10년 이상 되기 때문에 누구에게 또는 언제 발병할지 예측할 수 없다. 현재 법적으로는 동물성 사료를 먹이지 못하도록 규제를 하고 있지만 돈을 가장 중요시하는 다국적 대기업들이 이를 제대로 지킬지는 의문이다.
성인병 예방을 위한 음식섭취도 체질따라 다르다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먹는 것들은 자신의 몸에서 필요로 하고 또 선천적으로 약하게 타고난 기운을 보충해줄 수 있는 것들이다. 초식동물은 풀을 먹고 살기 때문에 섬유질 섭취가 많고 지방과 단백질 섭취는 상대적으로 적어 대장이 길고 간담계의 기능이 덜 발달되었다. 육식동물은 이와는 반대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람 또한 육식이 더 잘 맞는 체질이 있는가 하면 해산물이나 채식이 더 잘 맞는 체질이 있다. 현대에는 성인병 예방을 위해 무조건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권장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체질의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다.
광우병은 동물의 문제이지만, 사람 또한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장기간 먹게 되면 건강상의 여러 가지 문제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정확한 체질을 알고 그에 적합한 운동 섭생과 체질식이를 한다면 이는 인생의 여정에서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 튼튼하고 믿음직스런 방화벽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체질에 더 좋고 나쁨(好․不好)은 없다.
지난 호에서 체질의 개념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했으니, 체질진단 방법과 체질에 대해 잘못알고 있는 사실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기로 한다. 과호에서 언급한 것처럼 체질이란 각 개인이 지니는 정신적 혹은 육체적 특징을 합하여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혈액형이 부모로 유전되는 것처럼 체질 또한 부모 어느 한쪽으로부터 물려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살아오는 과정에서 환경과 교육 등에 의해 기질이나 특징은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동일한 체질이라도 사람마다 각기 독특한 특징을 가지게 된다.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나는 무슨 체질인가요?”, “내 체질은 좋은 체질인가요?”, “어떤 체질이 더 좋은가요?” 이런 질문들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체질에 더 좋고 나쁨(好․不好)은 없다. 인간세상과 자연의 모든 것이 각기 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처럼 체질에 따라 나름대로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앞의 질문들처럼 체질 간에 우열이 있다면 수 만년 인류의 역사를 거치면서 적자생존법칙에 따라 우위의 체질만이 살아남아 한 가지 체질만 존재 할 것이다.
각 체질은 각기 타고난 장부 기운의 강약에 따라 고유한 육체적인 특성과 정신적 기질을 갖고 태어난다. 각기 다른 체질의 특징과 다양성들이 융화되어 나타나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의 문화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환경적 요인과 교육 등에 의해 고유의 기질이 가려지고 변화되기 때문에 체질의 감별이 쉬운 일은 아니다. TV에서 보는 것처럼 얼굴, 외모, 체형, 성격 등을 근거로 혼자서 체질을 섣불리 판단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안동>
프리온(prion protein)
광우병(狂牛病)을 유발하는 인자로 단백질(Protein)과 비리온(Virion:바이러스 입자)의 합성어이다. 이것은 이제까지 알려진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곰팡이·기생충 등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질병 감염인자로, 사람을 포함해 동물에 감염되면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려 신경세포가 죽음으로써 해당되는 뇌기능을 잃게 된다. 프리온은 DNA나 RNA와 같은 핵산이 없이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으로 그 증식 과정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인간 광우병(variant Creutzfeldt - Jakob disease, vCJD)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를 먹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병이며, 광우병과 마찬가지로 뇌의 단백질 이상으로 신경세포가 죽어 스펀지처럼 뇌에 구멍이 뚫려 결국 사망하게 된다. 전염인자인 프리온(Prion)에 의해 발병하며, 전염된다. 환자는 감염 초기에 기억력 감퇴와 감각 부조화 등의 증세를 보이고, 이후 평형감각 둔화와 치매로 발전하며, 결국 움직이거나 말도 하지 못하다가 사망하게 된다. 잠복기가 10~40년으로 긴 데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뇌조직을 떼어내야 하기 때문에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일반적인 소독법으로는 파괴되지 않으며, 식품뿐 아니라 수혈과 장기이식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일단 발병하면 3개월에서 1년 안에 죽게 되는 치명적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간광우병이 21세기에 가장 위험한 전염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하였다. [두산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