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의 역사, 안동교회의 어제와 오늘(글/편집실)
안동시 화성동에 위치한 안동교회가 지난 8월 8일 100주년을 맞았다. 대한제국의 주권이 일본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격동의 시기, 안동에서는 학교와 교회, 병원에 세워졌다. 100년의 세월을 딛고 남다른 감회에 젖은 안동의 대표적인 세 곳은 바로 안동초등학교와 안동교회, 그리고 성소병원이다. 지난 호 안동초등학교에 이어 안동교회의 100년사를 간략하게 다루어 본다.
1882년 한·미 수호조약을 맺게 됨에 따라 1884년과 1885년에 두 명의 선교사가 제물포항에 상륙한 것이 한국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시발점이라 볼 수 있다. 1902년 대구 주재 안의와(Rev. James E.Adams)선교사가 안동을 순행하면서 시장 전도를 하고 복음서를 팔기도 해서 국곡교회와 풍산교회가 서게 되었다.
초창기 안동교회는 대석동 129번지, 지금의 동양체육사 자리에 있었다. 1909년 8월 8일 경북 안동읍 기독서원에서 김병우, 강복영, 원화순, 원홍이, 권중락, 박끝인, 정선희, 김남홍 등의 성도들이 모여 첫 예배를 하였다. 그해 11월에 원주 주재 오월번(Rev.A.G.Welbon)선교사가 부임했고 이듬해에는 선교사의 임시주택에서 예배를 올렸다. 1911년 9월에 초대 김영옥 목사가 취임하고 광석동 214번지 현재 건영택배자리에 처음으로 ‘ㄱ'자 초가 11칸의 예배당을 신축하였다. 그러다가 1913년 11월~1914년 2월에 현 교회 부지인 화성동 151번지 동편에 목조함석집 예배당을 신축하기에 이르렀다.
1919년 3.1독립만세운동 당시엔 안동읍내의 유일한 교회였던 안동교회 교인들이 선도적 역할을 하였다. 이상동, 김병우, 김재성, 이인홍, 김익현, 김계한, 김명인, 황인규, 권점필 등의 교회 신도가 옥고를 치렀으며 이는 곧 교회봉사 및 대사회사업의 범국민운동을 펼친 1921년 전국 최초의 기독청년면려회를 조직하기에 이르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들은 동경 유학생으로서 2.8 독립선언에 참여하였던 강대극이 안동군청 서기 김원진, 안동교회 김영옥 목사, 이중희 장로와 접촉하였고, 연희전문의학도 김재명의 정보제공으로 그의 아버지 김병우 장로를 비롯한 교회지도자 및 청년들이 비밀 모의하고, 교회 여성 지도자 김정숙, 김병규, 이권애 등은 계명학교 여학생 30여명을 동원하여 독립선언서를 인쇄하고 국기를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3월 18일 안동장날에 독립만세를 부르게 되니 장꾼들도 합세한 대규모의 만세 운동이 된 것이다.
안동의 중앙에 위치한 안동교회는 경안노회 모교회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안동선교부의 특별한 협력으로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였는데 동부교회, 서부교회, 도원교회, 용상교회 등 시내는 물론이고 송현교회, 수상교회, 이하교회 등 변두리 지역의 교회도 개척하였다. 교회 창립 이래 100년간 담임목사는 9대, 총 8명의 목사가 목회를 하여 왔는데 긴 교회 역사에 비해 적은 수의 담임목사가 시무한 것은 제 1대와 제 6대는 김영옥 목사가 두 번 담임을 하였고, 제 7대 김광현 목사는 37년간을 시무하였고, 제 8대 김기수 목사가 20년 넘게 시무를, 지금은 제 9대 김승학 목사가 시무를 하고 있다.
그 역사를 가늠하게 해주는 안동교회 본당은 육중한 화강암 덩이를 하나하나 다져서 쌓아올린 견고하고도 수려한 석조건축이다. 국내 교회들 가운데서도 독특한 양식의 안동예배당은 1926년에 신축 기성회를 조직하여 1929년에 기공, 1937년 4월 6일에 준공한 것으로 안동 선교부, 안동교회와 경안노회, 지역 내의 모든 교회의 협력으로 안동 중심지에 세워진 것이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앞으로 문화재로서도 높은 가치를 지닐 것으로 보고 있다.
안동교회는 교회창립 100주년을 맞아 지금까지의 사역을 뛰어넘을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했고 이는 곧 100주년 기념관의 준공으로 이어졌다. 본당은 예배의 공간으로, 100주년 기념관은 선교, 봉사, 교육과 교제의 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붉은 석조건물 옆에 신축된 100주년 기념관이 그 위용을 자랑하는데 건물 상단에는 ‘SOLI DEO GLORIA'(오직 주께 영광을)란 문구가 있다.
교회의 설립이념을 받들고,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통해 애국심을 고취했던 안동교회의 시대정신이 앞으로도 지속되길 바라며 과연, 세상 낮은 자에게 영광을! <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