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린 커뮤니케이션 대표의 ′세상과 소통하는 법′(글/천남희_객원기자, 사진/박영대_동아일보 기자)

세련된 서울말씨, 그러나 안동여자 정린
4월, 따스한 햇살 받아 겨우내 잠들었던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행복한사람을 만났다. 가진 것이 많아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안동사람,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자신을 관리하며 살아가는 그의 삶의 향기는 어떨까?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차안이었다. 아니 그를 만났다기보다는 그의 목소리를 먼저 만났다. 습관처럼 라디오를 켜고 운전을 하다가 아주 세련되고 자신감 넘치는 서울 말씨에 그러면서도 정감 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인생을 얘기하는 한 출연자의 얘기를 듣는데 그가 안동이야기를 한다. 분명 말씨는 서울 말씨인데 고향이 안동이란다. 고향 떠나 살면서 가장 고치기 힘든 것이 ‘말’이었다. 단어야 표준말로 바꾸면 되지만 억양까지 완벽하게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 안동말도 서울말도 아닌 채로 살아가는 것이 보통인데 그는 완벽했다. 잠깐 들은 방송에서 그의 매력에 푹 빠졌다. 어떤 사람일까? 어쩌면 저렇게 부드러우면서도 당당함으로 청취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그를 만나 그 궁금증을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랑방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재능 기부로 나눔과 행함을 실천하며 청소년들에게 꿈을 전하는 (주)정린 커뮤니케이션의 대표이사 정린(44세)을 만나는 날 약간의 황사가 한반도를 뒤덮었었다. 일본으로부터 날아오는 방사능 바람보다는 그래도 서쪽에서 날아오는 중금속이 섞인 황사가 조금은 안심이 된다는 묘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는 시점이었다. 


주부로 살아가면서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이 가장 힘이 든다. 교육에 관한한 더욱더 그렇다. 어떤 것이 옳은 방법인지 어떻게 아이와 대화를 이끌어 가야 하는지가 항상 고민이고, 외적으로 드러나는 것만 보고 성공이냐 실패냐를 가늠 할 수가 없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잡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그 아이가 행복해 하는 삶인가? 카이스트에 다니는 학생들이 하나 둘 자살하는 것을 보며 꼭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 나갈 방법을 제안해 주는 일,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이론을 부모와 자녀의 문제에 접목시켜서 좋은 부모역할이나 훈육과 지적법 등 소통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학습 코치법이나 부모코칭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정린 커뮤니케이션이다.



관계의 시작은 결국 소통
그녀가 어떻게 그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어릴 때 그 역시 부모님과의 관계가 힘들었었다고 한다. 부모님이나 셋 오빠들이 막내인 그를 참 많이도 예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받은 마음의 상처가 많았다고 한다.
“우리 부모님이 저에게 무한한 사랑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저는 그 사랑을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사춘기 지나면서 술에 취한 아버지에게 매일 밤 맞고 사는 엄마한테 못 되게 굴었지요. 자식 때문에 참고 사는 엄마가 보기 싫어 이혼하라고 말할 정도로. 시장에서 장사로 생활을 책임지며 평생 자식들 때문에 고생했음에도 무시당하는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았지요.”
아버지가 막내인 그를 많이 사랑했음에도 그의 마음에 인식된 아버지는 매일 밤 엄마를 때리고 괴롭히며 오빠를 때리는 미운사람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랑이 마음에 와 닿지가 않았나 보다.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 몰입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이 없으면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가 없더라구요. 부모님이 나름대로 사랑해줬지만 제가 느끼지 못한 것처럼 관계의 시작은 결국은 소통이구나 하는 것을 배우고 나니까 알겠더군요. 그래서 저는 부모교육을 하면서 세상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아이들 말에 귀를 잘 기울이라고 권합니다. 아이들의 재능을 일찍 잘 발견해서 그 아이가 평생 먹고 살게 분명히 있으니 아이를 잘 관찰한 후에 그것을 발견해서 아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밀어 줄 수 있다면 훨씬 아이가 행복해하고 방황하지 않을 것이니까요. 저도 자기 개발 강의를 하다 보니까 사명서를 항상 써서 사무실과 집, 차에 두고 봅니다. 제 사명과 비전, 장기와 중단기 목표들을 정해 놓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것인데 2011년 목표선언서 드림리스트 같은 것을 작성해서 스스로 매번 눈으로 확인을 하며 또 4월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적어 놓는 것이지요. 자기 인생의 좌표를 정하는 일은 학교나 가정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거든요. 만약 제가 방황하던 시절에 이런 것을 누군가가 나와함께 작업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훨씬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순간순간 열심히 살아야 되는 중요성을 일찍 깨달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아이들과 성인들과 또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된 한 가지 이유가 되지요.”


악착같이 살았더니 새로운 기회가 열렸어요
그는 안동시 서부동에서 태어났다. 안동여고를 졸업하고 안동대 동양철학과를 나오기까지 그가 지금의 이 일을 하리라고 생각도 못했었다. 초중고생이었을 때 학교에 대한 개념은 없었고 자신이 패배자라는 생각이 뼛속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한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 공부를 못한 오빠들과는 달리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때 아버지가 국가 유공자로 인정이 되면서 학자금 지원을 받게 되어 대학에 발을 들여 놓을 수가 있었다. 물론 그때까지 희망이 없었으니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형편이 안 되니 외지에 나갈 생각도 안했다. 다만 어릴 때부터 생각이 많았고 반복되는 아버지의 행동에 매일 밤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울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했었단다. 막연하게 좋아해서 선택한 동양철학과에 비록 공부를 못해서 갔다고 보더라도 그 과에서 4년 동안 생활을 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하면 자신에게 너무 큰 축복이었다고 전한다. 지금의 일로 돈을 벌고 살 수 있는 근간이 된 것은 철학을 공부했기 때문이다. 안동대학에 들어갈 때는 행복하지 않았지만 만약 그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강의 하는데 뿌리가 흔들렸을 거라고, 지금의 업이 더 단단할 수 있는 것은 4년을 그 바닥 그 물에 적셔졌기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대학 생활을 해 보니까 가족 중에서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 저였어요. 그래서 가족을 먹여 살려야겠다는 사명 같은 것이 생기더라구요. 헌데 철학과를 나와서 직장생활 하기가 힘들잖아요. 졸업하고 바로 서울로 올라 왔죠. 안동 시골처녀가 서울에 막연하게 올라왔으니 두렵고 무서웠어요. 낯선 세상이니까. 열 살 차이나는 큰 오빠 집에 있었는데 한 달 지나니까 오빠가 서울서 쓸데없이 이것저것 하지 말고 고향 가서 결혼이나 하라고 그러대요. 거의 쫒아낸 셈이죠. 철철 눈물 흘리면서 그때부터 고시원, 독서실 심지어 친구 사무실 책상위에서 요를 깔고 잠을 자며 참 많이 이사를 다녔어요. 그러면서 저는 ‘두고 봐’ 했죠. 포기하지 못했고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래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약국 판매원, 레스토랑 캐셔, 책도 팔며 하이힐 뒷굽을 한 달에 한번 갈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대기업 사내방송 성우도 하고 에어로빅 강사도 파트타임으로 하면서 하루 4시간 잠을 자며 악착같이 일했죠. 영업을 선택했으니까 돈 생기면 종로서적 가서 책을 10여권 사 와서 사람과 소통과 심리, 사람을 다스리는 법, 경영학 등을 공부하며 20대를 보냈어요. 그렇게 어느 정도 고생을 하고 나니까 주변에 부자들이 생겼어요. 부자들이 밥값을 서로 내려고 하는 것을 보고 부자가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요. 그러다가 평창동 부자들의 파티에 갈 기회가 생겼어요. 갤러리처럼 꾸며진 집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쉐프들이 음식을 준비해 주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는데 까만 머리의 한국 사람이 영어로 대화를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옆 사람에게 무슨 얘기들을 나누느냐고 물었더니 뉴욕 갔다 온 얘기며 런던 다녀온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고 그러더라구요. 가난에 찌들었던 저는 돈만 벌면 잘 사는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가진 사람들은 다른 문화를 영위하며 한국이 아닌 세계를 상대로 삶을 살아가고 있었어요. 제가 모르는 또 다른 세상이 있었던 것입니다.”



무작정 떠난 캐니다 유학, 두렵지 않은 모험
집으로 돌아온 그는 그들이 누리는 것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빠졌고 나이 서른하나에 대학 다닐 때 영어 F를 2번이나 맞은 실력으로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캐나다로 떠난다. 그냥 궁금해서 경험 좀 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또 열심히 일한 자신에게 쉼이라는 보상을 줘야겠다는 마음으로 떠난 곳에서 그는 인터컨츄럴 커뮤니케이션 스터디(문화간의 의사소통 법)를 배우게 된다.
“캐나다에서 30여년을 획일화되어 있어야 되고 한 가지 색을 내어야 되는 것이 가장 좋은 걸로 배워왔던 제가 색깔이 다른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각자의 문화의 차이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보고 또 한 번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안동에서 서울에 올라 왔을 때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외국에서 환경이 바뀌니까 삶의 방식 생활방식 사고방식과 가치관 모든 것이 아니 제 자신이 변하더라구요. 커뮤니케이션은 그런 환경에서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쉬기도 하고 경험도 좀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6개월 생활비만 준비해 간 그곳에서 6년을 공부하고 왔지요”


한국으로 돌아온 후 새롭게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이름도 선향에서 린으로 개명했다. ‘린정’ 으로 캐나다서 불리던 이름이라 더 친근감이 갔고  선향이라는 이름이 왠지 여성스러워서 어렸을 때부터 별로 좋아하지 않았단다. 그는 인생이든 이름이든 외모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녀 같은 외모와 달리 그가 살아온 삶의 여정은 늘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억척스러운 개척자의 삶이 아니었나 싶다. 태어나는 부모와 환경은 자신이 선택하지 못했지만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항상 절박감을 가지고 미래에 대한 투자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여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색깔의 옷을 준비해 입는 것은 아닐까? 그만큼 그는 어린 시절의 불행에서 벗어나고픈 욕구가 강하지 않았나 짐작해 본다. 그는 오늘과 내일만 생각하지 어제는 생각하지 않는단다. 정말 철저히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만들어야 하니까. 그는 자신이 늘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벼랑 끝에 서 있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져서 긴장감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어요. 뛰어 내려야 할 때인지, 벼랑 끝에서 관조 관망할 때인지, 비록 벼랑 끝에서 먹을 것이 없지만 아껴 가면서 세상의 돌아가는 추이를 봐야 할 때인지 모든 것을 예의 주시하며 제 인생을 만들어 가는 창조 작업을 합니다. 당당하게 살기 위해서는 남들 눈이나 내 눈에 올발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하니까 자신에게 더 혹독하게 하는 거죠. 그 모습을 보는 주위 분들이 안타까워 하지만 저는 그것이 좋아요. 그렇지만 저는 제 자신에게 자유를 늘 우선으로 줍니다. 그래서 1년 중 적어도 일주일은 제 자신을 위한 해외여행을 계획해 실천하고 있어요.”



가지고 있는 자산 나누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후 그는 또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물론 동시통역이 가능할 만큼 영어를 할 줄 알고 왔지만 또 다시 바뀐 환경에 그전보다 두려움은 덜하더라도 또 다시 뭔가를 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함이 있었을 것이다. 그가 말하는 부자가 되기까지 그의 노력이 애씀이 눈에 선하다. 그가 말하는 부자가 혹 돈이 많다거나 큰 집을 소유했다거나 그런 세인들의 잣대로 말하는 부자가 아님을 밝혀둔다. 그는 여전히 월세를 지불하는 오피스텔에 살고 있고 회사도 효율성을 생각하여 종로에 있는 지인의 사무실을 함께 쓰고 있다. 그러나 친구 사무실을 전전하며 생활하던 그에게 오피스텔은 천국과도 같은 따스함이 있고, 사람을 만나면 밥값 하나는 끝내주게 후하게 낼 수 있는 여유로움도 있다. 모교인 안동여고에 나름대로 장학금도 보내며 무엇보다 소외되고 형편이 어려운 중, 고등학생들에게 무료강의를 하는 등 그녀가 가지고 있는 자산으로 나눌 수 있는 최대한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그에게는 가진 것이 많아 충분히 행복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 자산인 것이다.


그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 역시 지금은 같은 처지에 있는 학생들을 만날 때 마다 그들의 마음을 여는 열쇠 역할을 담당한다.
“아이들을 만나면 기본적으로 내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선생으로서가 아닌 선배의 입장으로. 환경이 다 다를 수 있지만 지금 너네들의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를 안다. 그 힘듦을 경험했던 사람이라고 오픈 하고 시작하면 아이들이 혼자 잘난 척 하러 온 선생은 아니구나 라고 마음을 열게 되고 마음을 열면 제 이야기가 조금 더 빨리 먹히게 되는데 그게 하나의 방식이죠. 제 프로그램은 공부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지 그리고 ‘잘산다’ 라는 의미가 획일화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것입니다. 공부를 지금 못하더라도 희망이 있고 훨씬 살아볼 만한 인생이라는 가치를 부여하는 거죠. 저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좋아요. 가랑비에 옷 젖듯이 한 번 흘러 지나가는 이야기라도 듣고 그들의 마음에 한 가지 씨앗이 심어진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봐요. 씨앗이 햇볕 바람 모든 영양분을 받아서 언제 자랄지 모르지만 심어진 것과 심어지지 않은 것은 다르지요. 저는 그 정도의 역할로 만족하고 다른 자양분을 받아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내적 자신감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 친구들이 프로그램이 끝나면 많이 위안이 되고 힘이 된다고 하니까 고맙죠.”


 



변화와 성장, 자유로움과 나눔은 나의 힘
그는 지금 얼마 뒤 출간될 책을 마무리 중에 있다. 부모대화법(코칭대화법)으로 자녀와 대화를 잘하는 방법이나 자녀에게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지적하고 훈육하는 방법 등을 지금까지 경험한 실 사례를 들어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게 설명해 놓은 책이라고 한다. 그가 겪은 것이고 그가 늘 함께 하는 학생들에게 들은 얘기들이니 자녀의 시선으로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써 놓은 것이리라 짐작된다.
그가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 옆에 새로 들어온 웅변학원에 스스로 찾아가서 상담을 받았었다. 부모를 데려오라는 말에 한 번도 엄마를 조른 적이 없던 그는 학원으로 엄마를 데리고 가서 상담을 받게 하고 그때부터 그곳에 다니면서 남 앞에 서서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고 훈련되어 졌다 한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강의를 위해 앞에 서거나 마이크 잡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란다. 웅변학원을 다닌 것도 철학을 공부한 것도 어쩌면 지금의 그를 있게 하기 위한 준비과정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일본에 코이라는 잉어가 있다. 그 물고기는 작은 수족관에 넣어 두면 10센티미터 정도밖에 자라지 않지만 조금 더 큰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 두면 20~30센티미터까지 자라고 정말로 커다란 강 속에 넣어 두면 130센티미터까지도 성장한다고 한다.
그를 만나면서 놀라운 적응력을 가진 그 물고기가 생각났다. 이미 그는 자신이 스스로 큰 강을 찾아 자람을 계속하고 있고 또 스스로를 작은 세계에 가두어 둔 학생들을 만나 큰 강을 찾아가는 길을 안내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늘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의 선택과 성장의 선택을 하면서도 자유로움과 나눔으로 행복해 하는 사람 정린. 안동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이미 안동을 떠나 넓은 호수에 풀어놓은 물고기처럼 아직도 자라고 있는 진행형인 안동사람이었다.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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