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 풍경을 찾아서…….(글/사진/김조규_안동대학교)
설을 대표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떡국, 세뱃돈, 한복, 오랜 세월 오꼬시라 불려온 강정, 그리고 화투?
뭐니뭐니해도 명절에는 음식구경 재미가 최고, 설을 대표하는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쌀을 빻고 쪄서 길게 뽑아져 나오는 가래떡을 보면 따끈따끈할 때 바로 먹어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이 앞선다.
그 마음을 알았는지 찾아간 떡집마다 갓 뽑은 가래떡을 한 움큼씩 쥐어주는데
아무 것도 찍지 않아도 그 맛이 꿀맛이다.
사진도 찍고 배까지 채우니, 역시 떡집 인심이 최고다.
“우창떡방 할매요,
가래떡 맛이 기가 맥히디더.
신낙원떡집 아저씨요, 아들 참 훌륭하디더.
대학 합격하고 놀고 싶어 환장할낀데 아부지 도와 기계 돌리고 가래떡 인심도 후하고.
내사 요 옆에 안동제사하면 안 빠지는 문어 얼굴 한판 박고 풍산장터로 가볼라 카니더.”
풍산장터에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줄 서있는 아지매들
뻥뻥 소리에 슬쩍슬쩍 놀라면서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풍산장터 뻥튀기 할배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그 옆 천막에서는 오꼬시 만드느라 분주하다.
척척 만들어 내는 박자가 제대로다.
솥에 튀긴 쌀과 땅콩 등 견과류를 넣고 휘휘 저어 옆으로 건네주니 금방 쫙 펼쳐서 한판을 만들고 또 옆에 건네주니 가로세로 사선으로 칼날 휙휙 지나가고
오꼬시 한광주리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생활의 달인이 따로 없다.
어릴 때는 큰 경사가 있으면 동네에서 심심찮게 돼지도 잡고 했었는데
요즘은 그런 광경을 보기가 매우 어렵다.
풍산장을 찾은 날 어디선가 돼지를 잡는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어릴 적 추억을 떠올려 보시라 한 장 보너스로 독자 여러분께 제공하는 바,
돼지의 운명은 안타깝지만, 사람들이사 푸짐한 설 쇠겠네. <향토문화의 사랑방 안동 14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