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안동 26년의 회상- ′안동′지와 함게 해온 시간들(글/김기모_sk 안동향우회)
지금은 건장한 청년의 나이로 성장한 안동지와의 첫 만남은 지금으로부터 약 26년 전이다. 1988년 당시 ㈜유공 안동향우회 회장님께서 안동의 소식을 전하는 책이 안동에서 발간되었으니 고향의 소식도 전해 듣고 후원도 하면서 향우회원 단체로 구독하면 좋을 것 같다고 추천을 하셨다. 이후 안동사람의 삶과 생각을 담은 안동지와 통권 제2호인 1988년 여름호부터 향우회 이름으로 회원이 되어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되었다.
지금의 SK 안동향우회와 함께 살아온 26년이란 세월이 결코 짧지 않았으며 그런 기간만큼 미운정 고운정 또한 많이 쌓아온 동반자였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창간호를 미쳐 못 본 것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이 지금도 마음 한 켠에 자리하고 있지만 처음 발간 때의 계간지에서 이후 격월간지로 성장하였으며 내용도 충실해지고 지면도 두 배로 늘어나고 활자 크기와 인쇄의 질도 많이 향상되어 읽기에 한층 편리해진 지금의 안동지로 발전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안동에 부모님이 살고 계셔서 고향에 자주 가는 편이었지만 고향을 떠나서 살고 있는 나에게 안동의 소식들은 언제나 가뭄에 단비였고 향수를 달래기엔 더없이 좋은 친구요 동반자
였던 것 같다.
발간되어 우리집으로 배달된 안동지를 처음 회원 수가 적었을 때는 혼자서 일일이 전달해 줄 수 있었지만 회원 수가 늘어나면서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서 구독을 해오다 이후 개인별로 우편으로 받아보고 있다.
고향을 떠나와 울산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같이 살고 더불어 같은 직장에 다니면서 고향이 같다는 것을 인연으로 모임을 함께한 회원들에게 향수도 달래고, 일체감과 동질성,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 개인과 안동의 발전을 위해서 함께 동고동락하는데 그간 안동지가 좋은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계시던 작은아버지께서도 안동지에 볼거리가 많다고 하셔서 여건이 될 때마다 한 권씩 챙겨드리곤 했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안동지를 대할 때마다 문득문득 생각이 나기도 한다.
안동의 문화와 유적지 등을 탐방하여 자세하게 소개하는 내용들은 지금까지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내왔던 곳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함께 많은 정보도 제공하였고 안동사람의 세상 사는 이야기인 ‘이웃 이야기’, 미처 가보지 못했던 구석구석을 탐방하는 ‘산촌기행’, 역사공부와 함께 하는 ‘영가지의 현장’, 안동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구어체의 사투리를 구수하고 걸쭉한 입담으로 거침없이 풀어나가는 ‘이바구 한 자루 사설 한 마디’는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즐겨 읽었던 내용들이었다. 그리고 고향은 같지만 살아온 환경이 조금씩은 다른 이야기인 ‘나의 살던 고향은’란에 임하댐에 수몰된 고향을 생각하며 서투른 글로 초창기에 참여한 적이 있어 안동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멀지 않아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이전하고 외지 출신의 많은 분들이 발전하는 안동에 새롭게 정착하여 살게 되면 안동의 정체성 또한 많이 희석되리라는 생각을 해 보지만 안동은 정신문화의 수도로서 손색없는 역동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해 가리라 믿어 본다.
언제까지 이렇게 몇몇 분들의 노고와 희생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해 왔지만 멀지 않아 종간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무척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전승의 단절이라는 면에서 보면 누군가 또 언젠가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여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하던 일을 계속하기도 어려운데 다시 시작하기란 더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안동인이 필요로 하는 읽을거리 제공과 향토문화와 지역발전의 방향을 모색하는 제언자와 안동 발전의 디딤돌이 되고자 하는 이념을 오랫동안 안동지가 충실히 해왔고 또한 많은 부분을 달성했다고 생각하면서 사랑방 방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마음 꼭 전해 드리고 싶다. <향토문화의 사랑방 안동 151호>
김기모 님은 임동면 대곡리가 고향으로, 창간호가 발행된 1988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후원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SK 안동향우회 회원이다. SK가 유공이던 시절부터 안동지와 인연을 맺어왔다. 현재 울산에 거주하며 고향의 소식과 그리움을 안동지와 함께 하고 있는 애독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