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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후 나의 모습 -스무살 그리고...(글/김택현_안동대 국어교육과1학년)

스무 살, 듣기만 해도 설레는 말이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항상 대학에 가면 하고 싶은 일들로 설레고는 하였다. 전공 공부, 캠퍼스 생활 등 대학의 사소한 것들 모두가 그 당시 나에게는 가장 가까운 목표였다.

어느덧 그렇게 꿈꾸던 대학생이 된 후부터 여름방학을 앞둔 지금까지 어쩌면 많으면 많다고 느낄 수 있는 일들을 겪었다. 아직 사람 대하는 법이 서툴러 어색했던 때도 많았고 고등학교 때보다 여유로워진 시간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배우고 있는 전공이 어려워 가끔씩은 후회도 되었지만 의미 있는 일도 많았고 여전히 앞으로의 생활을 기대하기도 한다. 하고 싶은 일은 많아지고 세상을 보는 시선이 조금은 넓어진 것 같다.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대학생이 된 만큼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대외활동도 열심히 참여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향토문화의 사랑방> 안동지의 편집기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내 글이 공식적으로 실린다는 것에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도전하고 싶었다.

26년 후 나의 모습, 마흔 여섯의 나이, 한 가정의 가장이고 사회의 한 축이 되어있을 나이. 만약 고등학생의 나라면 분명 학교에서 선생님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조금은 달라졌다.

대학교에 와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오면서 좀 더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여전히 모교에서 교편을 잡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외국에 나가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 세상에 진실을 알릴 수 있는 기자,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작가까지 더욱 다채롭고 살아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느꼈다.

26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사회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당장 내일 저런 생각들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그렇지만 변화해가는 것들 속에서 내가 진정으로 가지고 싶은 것은 ‘목표’이다.

고등학생부터 대학생이 된 지금도 목표를 가지고 있고 미래의 나에게도 그렇게 살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무언가 꿈이 있는 사람이 빛나는 법이라고 지나가는 말로 들어왔다. 미래의 나는 그렇게 빛나는 내가 되었으면 한다.

인생을 좀 더 다양하게 살고 싶다. 스무 살이기에 어쩌면 철없는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무난하고 안정적인 삶보다는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실패하더라도 그것은 경험이 되어 나에게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하나하나가 쌓여 나에게 삶을 살아갈 지침서가 되어주기도 할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진정성 있는 조언을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마흔 여섯의 나보다 스무 살의 나로서 생각하기에는 말이다.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다. 열정적인 사람을 보면 아름다워 보였고 그 모습을 닮고 싶었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것을 두려워했고 지금까지 무언가에 도전하기 전에 걱정이 앞서 조심스러워 했다.

‘조심’은 나를 안전하게 해주었지만 때로는 ‘소심’이라는 족쇄로 나를 얽매곤 하였다. 그래서인지 26년 후의 모습은 ‘도전’, ‘변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그것은 분명 나의 소망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사람 성격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진 않는다. 때문에 항상 노력할 것이다. 아직까지 내딛는 발걸음은 무겁고 힘들지만 천천히 내딛다보면 나중에는 누구보다 힘차고 열정적인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이며 26년 후 바라던 모습의 내가 이 글을 흐뭇하게 읽을 수 있는 날이 오도록 노력할 것이다.

내 나이 마흔 여섯, 늦은 귀가 길에 집에 들어왔다. 아이들은 고등학생이라 그런지 한창 공부하는 중이다. 그 모습에 내가 가르치는 제자들의 모습이 떠올라 안타깝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스무 살의 내가 그렸던 마흔 여섯의 내가 있었다. 26년이라는 세월이 빠르다면 빠르게 느리다면 느리게 느껴졌다. 그 세월동안 나는 어떻게 변해왔나? 지금의 나는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2040년 6월 13일, 정확히 26년이 지난 지금 나는 스무 살 때의 다짐과 열정을 떠올리며 조용히 생각해본다. <향토문화의 사랑방 안동 15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