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산림과학박물관(글/임종교)찔레꽃 향기가 알싸한 5월의 오후, 도산쪽으로 가는 길섶에는 찔레향과 어울려 이름모를 풀꽃들의 풀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약간은 따가운 날씨지만, 아직은 견딜만하다. 가는 길에는 역동우탁선생 시비와 월천서당 가는 길 표지판도 지나고, 예안 향교의 모습도 보인다. 한국학 연구의 전당으로 좌측에 한국국학진흥원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그곳을 좀 더 지나면 이번에 가려고 하는 산림과학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바깥 외관은 아직 때 이른 모습이다. 뼈대만 앙상한 중앙 건물이 서 있고, 내부는 구획을 나눠 놓은 정도다. 그 앞으로 바짝 마른 흙더미 위로 포크레인과 인부들이 나무 심기에 여념이 없다. 슬쩍 드는 생각으론 내 고장의 숲과 나무를 알고 청소년들에게 산림의 중요성을 가르치기 위한 산림과학박물관 건립이는 것이 결국 산을 깍아 다 밀어버린 후에 다시 나무를 심는 일인가 하는 것이다. 이 모순된 일이 한치 앞 모르는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탓해진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일들 중에 이런 것들이 허다하다는 것이 안타깝다. 동전의 양면처럼 무슨 일에든 득과 실이 공존하기 마련이라는 생각으로 애써 위로하며 찬찬히 살펴보자.
도산면 동부리에 세워지고 있는 산림과학박물관은 유교문화권 개발과 연계한 지역민들의 경제적 효과와 경상북도 낙후 지역의 고른 형평을 감안하여 경상북도에서 지어주는 건물이다. 1998년 착공하여 2002년 준공 예정인 산림과학박물관은 현재 50%정도의 진행상태를 보이고 있다.
국비 82억원에 도비 92억원으로 총 사업비 174억원이 소요되는 이곳은 총 건축면적 1.598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의 건물이다. 동서남북의 기둥들이 태극기를 떠받치고 있는 형상으로 태극기의 중앙 태극에 빛이 유입되어 하늘과 땅, 사람이 상통하여 하여 항상 열려있다는 뜻으로 밝고 투명한 미래를 유도한다는 뜻을 가지고 고안되었다고 한다.
건물내부에는 4개의 전시실과 영사실, 자료실, 식당, 사무실 등이 들어올 예정이며, 주변으로는 산책로와 등산길, 쉼터, 산림체험실, 야외전시실이 만들어진다. 특히 야외에는 금강송 25종을 비롯한 다양한 우리나라 자생 나무들과 야생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산림과학박물관은 전문박물관의 기능과 아울러 자연과 산림이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현장체험을 통해 교육장소의 역할도 담당하며 휴양과 레저, 관광의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 박물관 건립을 위해 파견되어 나와있는 경상북도산림과학박물관 추진팀장 최진복씨는 "지역적 균형발전도 이유이지만 북부지방에 산림이 좋은 곳이 많고, 도로변 접근성이나, 주변경관과도 조화 등 안동이 여러 가지 이유로 적절했다. 무엇보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연계해 차원높은 산림문화 공간을 건립함으로써 자연학습의 체험과 종합문화 이벤트장으로 활용, 관광의 명소가 될 것이다."며 산림과학박물관에 갖는 기대치를 밝혔다. 현재 계속적으로 주 대상이 될 청소년들을 상대로 체험공간을 활용할 다양한 아이템 또한 개발중에 있다.
최팀장은 "우리 고장의 박물관을 만드는데 도민들과 시민들이 많이 협조해주셨으면 한다. 행정기관에서 자료를 모으기엔 한계가 있고, 산림사료나 전시물 등 소장하고 있는 것을 알려주시면 기증이나 구매, 대여 등의 방법을 통해 박물관 전시,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부탁했다. 수집기간은 2002년 연말까지이며 기록사진이나, 임업관련 장비류, 목재민예품, 농경생활용품, 수석, 화석, 석재류, 각종 산림관련 간행물, 임야도 등이다. 자세한 사항은 산림과학박물관 추진팀 858-8441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