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와 허브(글/김재창)
야생초란 ‘산과 들에서 저절로 피어나는 우리 풀’ 이다. 그럼 허브란 무엇인가? 허브란 어원은 ‘푸른 풀’을 의미하는 라틴어 ‘헤르바(Herba)’에서 왔다. 향기가 있으면서 잎이나 뿌리, 줄기, 종자 등을 식용이나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간에게 유용한 모든 식물을 허브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허브라고 하면 로즈마리, 라벤더 등 외국에서 도입된 식물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우리 조상들도 생활 전반에 걸쳐 허브를 이용하고 있었다. 그 허브가 모두 우리가 산과 들에서 흔히 보는 야생초 들이다. 봄철이면 우리 입맛을 돋궈주는 냉이, 쑥, 씀바귀, 단옷날 여인들의 머리에 윤기를 더해주던 창포, 한방에서 사용하는 당귀, 인삼, 박하 등이 모두 서양의 허브도감에 올라있고, 이 중 인삼은 ‘허브의 왕’ 으로 전 세계에서 각광 받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향기를 내면서 우리에게 이로움을 주는 허브인 것이다. 허브는 그저 실생활과 거리가 먼 서양 화초들만이 아니라 우리가 늘 이용하던 이로운 식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야생초를 키우다보면 화훼용 식물로 가정 원예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식용, 약용, 향신료 등 여러모로 쓰임새가 유익한 허브가 많다. 가정에서 화단이나 아파트 베란다 같은 곳에서 몇 가지 야생초를 재배하다보면, 토종 허브식물로써 생활에 매우 유용하고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가 건조하여 가습기를 틀게 되는데 이때 백리향이나 감국, 박하 등 몸에 좋고 향기가 좋은 야생 허브를 조금 넣어주면 습도조절은 물론이고, 탄수화물의 일종인 테르펜이라는 독특한 향기의 방향 물질이 일정한 비율로 함유되어 있어서 흥분을 진정시키고, 해열과 혈압조절, 살충, 살균, 방부작용 등을 한다. 이것이 신체 내부에 유입되면 소화액 분비를 촉진·억제하는 작용을 하고, 항종양, 항균, 강장, 수렴 등 여러 가지 특유의 약효로 작용하므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한 번에 너무 많이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 한다.
그리고 배초향, 두메부추 등은 부침개를 부쳐 먹어도 좋고, 돌나물, 냉이, 질경이, 제비꽃, 달래, 민들레, 도라지, 산마늘 등은 언제든지 생식이 가능하다. 약용으로는 민들레뿌리가 만성위장병·위궤양에 특히 좋고, 도라지는 호흡기질환, 돌나물은 간염, 머위는 기침·감기·가래에, 미나리는 간경화에, 부처손과 바위솔(와송)은 항암효과가, 삼지구엽초(음양곽)는 성기능 부족을 회복시켜 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웰빙 시대에 걸맞게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야생초들을 얼마든지 허브로 다양하게 이용 할 수 있다. 단지 야생초를 쉽게 구하기 어려운 겨울철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부지런히 채집하여 말리거나 냉장 보관하여두면 일 년 내내 사용 할 수 있다.
청초하고 아름다운 야생초의 관상뿐만 아니라, 허브식물로 우리 생활에 다양하게 이용한다면 야생초는 더욱 가치 있고 소중한 우리 풀꽃이 될 것이다.<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