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논쟁, 광역 쓰레기소각장(글/조동진-안동MBC기자)요즘 자치단체의 환경행정수요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그 중요성도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 중요성만큼이나 자치단체는 생활쓰레기나 음식물쓰레기, 재활용품 처리 등 환경업무처리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영주시는 지난 2004년 예천군과 광역 쓰레기소각장을 설치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찬반논란만 거듭할 뿐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과연 쓰레기 소각장이 환경오염의 주범인지 아니면 환경보호의 파수꾼인지 바람직한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환경오염 우려한 주민 반대 여전히 거세
지난 2005년 영주시와 예천군은 사업비 250억원으로 하루에 100톤의 생활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 하수슬러지를 처리하는 광역 쓰레기소각장을 오는 2009년까지 건립하기로 협약했다.
광역 쓰레기소각장을 설치하는 이유는 먼저 소각장을 설치하면 현재 매립장의 사용기간이 32년에서 109년으로 크게 늘어나고 폐기물의 양도 줄어들 뿐 아니라 특히 인근 시군과 협력해 광역으로 설치하면 설치비의 절반은 국비로 지원되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격렬했던 영주시 지역 주민들의 반대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의 가장 큰 반대 이유는 쓰레기 소각장 건립에 따른 다이옥신 배출 등 구체적인 환경오염 우려와 함께 모든 환경관련시설이 영주 문수면으로 밀집해 있다는 심정적인 피해의식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문수면 일대에는 쓰레기 매립장에다 하수종말처리장과 분뇨처리장, 농공단지가 조성되어 있는데다 쓰레기소각장까지 설치 예정지 중의 하나로 지정되다 보니 이 일대 주민들의 반발은 거셀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영주시가 이 일대 주민들을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아예 주민 이주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쓰레기소각장은 다이옥신 배출로 환경오염 주범
주민들과 영주 주민자치연대 등 시민단체 측은 굳이 소각장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며 설치 필요성의 의문을 제기한다. 먼저 영주시의쓰레기 재활용 율은 24.2%로 전국 평균인 4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재활용 율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다시 말해 효과적인 쓰레기시책으로 재활용 율을 높인다면 소각이 필요 없고 따라서 소각장 건설로 인한 매립장 연장효과도 없다는 것이다.
쓰레기 소각은 최종처리가 아니라 중간처리 단계이기 때문에 소각장 건설에는 막대한 건설비와 운영비가 들어가 실익이 없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특히 소각장 가동 시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물질인 다이옥신이 배출되고 더구나 영주시 소각장은 음식물을 소각하기 때문에 더욱 더 다이옥신 배출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백번 양보해서 설치한다 하더라도 현재 쓰레기매립장을 충분히 쓴 뒤에 매립장 사용연한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그때 가서 최신 공법과 기술로 소각장을 설치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 반대 측의 주장이다.
최신공법, 기술발달로 소각장 환경오염 우려 없어
소각장 설치 찬성론자들은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 율을 높이는 한편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거나 사료로 생산해 자원화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 또한 막대한 비용이 들고 제품의 소비가 어려워 소각장 설치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는 다이옥신 발생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제대로만 관리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주민들의 반대와 맞고소, 소송, 손해배상 청구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02년 가동에 들어간 상주시 쓰레기소각장은 지금은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정도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하루 45톤의 생활쓰레기와 하수슬러지를 처리하는 상주시 쓰레기소각장은 폐기물이 들어오면 먼저 소각로에서 850도의 온도에서 태우고 폐열보일러에서는 다이옥신이 재합성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급냉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염화수소와 질소산화물 등 다이옥신 물질은 반건식 반응탑과 백필터, 촉매반응탑 등 여러 단계를 거치며 철저히 제거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연간 2차례의 검사 결과 굴뚝으로 배출되는 다이옥신은 기준치 이하로 검출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아무 이상이 없다. 폐기물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 바닥재와 비산재도 전문기관의 조사를 거쳐 법적인 규제치 이하로 발생하고 있으며 중간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재 역시 정부 공인기관이 정한 곳에 매립하면서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루 140톤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경기도 구리시 역시 법정 기준치인 0.1나노그램의 1/10인 0.01 나노그램이 검출되면서 별다른 이상 없이 가동되고 있다. 경기도 과천시의 사례를 보면 음식물을 소각해도 다이옥신 배출에는 거의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원과 설득 통해 쓰레기문제 해결해야
영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광역 쓰레기소각장은 음식물 쓰레기까지 처리하는 대규모시설로 광역 환경행정의 시범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팽팽한 찬반 의견 속에 영주시는 최근 다시 공청회를 여는 등 다시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요시책은 일관성 있게 추진되거나 상황에 따라 전면 백지화 또는 수정, 보완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중요한 사업이라도 주민설득을 통해 공감과 이해를 얻은 뒤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역 쓰레기소각장 설치가 애물단지가 될지, 모범적인 사례가 될지 영주시의 선택에 달려있다.<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