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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득 선생의 고향 의성 안평을 찾아서(글/한경희_본지 편집위원, 문학평론가)

1.
안동 풍천 의성의 경계지역 신평을 찾아 나선다. 곡우 절기에는 모내기철에 필요한 비가 내린다는데 하늘은 맑고 구름도 여유롭게 흐르는 한나절 봄볕, 사방천지가 꽃잔치를 벌인다. 이산저산 꽃 피라고 누구하나 물 뿌린 적 없지만 어김없이 가지 사이마다 꽃을 피운 장엄한 나무들의 생명력에 숙연해진다. 자고로 깊어진다는 것은 쉼없이 흐르는 일일까, 봄이면 여지없이 땅을 뚫고 솟아오른 뭇 풀들의 올망졸망한 모습에 다시 침묵한다. 봄 들판의 잔잔하되 푸르고, 다투어 자라나되 조용한 생명들에 놀라며 신평으로 길을 간다. 안동시내를 벗어나 의성으로 방향을 잡으면 낮은 산과 함께 들이 넓게 펼쳐진다. 남쪽의 평야를 간직하고 있는 백두의 뿌리가 의성에도 미치는 탓일까. 산과 들은 꽃 천지다.

남안동 톨게이트에서 구담 어담길을 찾아들면 쉽게 신평으로 갈 수 있었을텐데, 길을 잘 몰라 아예 의성을 두루 돌아볼 생각으로 의성읍으로 들어갔다. 의성 입구에 들어서자 이미 자두나무 꽃향기가 도로며 들판으로 가득 올라온다. 자두나무 흰 꽃들이 들판 여기저기 가득하다. 굳이 안평을 가지 않아도 읍내부터 자두꽃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봄 들판의 여유로움은 꽃들로부터 나오는 것 같다. 이미 이름 부를 수 있는 봄꽃들이 다투어 피어나서 시든 자리에 새잎이 돋아나고 있으니 상춘이 깊어졌다.

신평가는 길을 몰라 의성읍내에 차를 세우고 부동산 사무실에 들러 물으니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자말자 철길 밑을 지나 다시 우회전해서 계속 직진하란다. 안평면사무소를 지나면 신평이라고 하니 안평과 신평이 또 나란히 붙어있는 모양이다. 안평과 신평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따라 직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자두나무가 가득하다. 산 중턱이든 평지의 밭이든 집 마당이든 어디에나 자두나무다. 자두나무마을이란 입간판이 없어도 자두마을임을 알겠다. 싱그러운 풀냄새도 너무 좋다. 그냥 바람 맞고 그 자리에 앉아있어도 좋겠다.

안평으로 들어서자 자두나무 꽃향기로 길을 계속 가기 어려울 정도이다. 멈춰 서서 꽃을 보다, 바람을 쐬다, 사진을 찍다 두서없이 그냥 꽃 바라보기를 한참 했다. 젊은날 봄꽃들에게 무심했다면 청춘 그 자체가 한 송이 꽃이었을 거란 생각을 하며. 들판엔 손으로 말끔하게 정리해둔 밭들이 이곳저곳 보인다. 물 뿌리고 마당 쓸듯이 손으로 쓰다듬어 둔 밭을 보면 농부는 분명 성자와 다르지 않다. 하늘도 푸르고 구름도 하얗게 뭉게뭉게 피는 상춘의 시간. 아름답지 않은 생명의 시간이란 없음을 다시 느끼며. 땅도 하늘도 사람도 꽃도 나무도 온통 살아 꿈틀대는 생명의 시간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중이다, 우리 모두.

하얀 자두꽃과 푸른 마늘밭이 조화롭다. 마늘 잎이 싱싱하게 곧게 뻗어올라 바람따라 살랑살랑 몸을 움직이니 마늘밭이 온통 물결이 되어 출렁인다. 녹색의 파도가 치고, 여울이 생기고, 그 바람에 꽃향기가 실려오고. 봄 나들이는 바로 이 경지에서 이뤄지는 사건이다. 마늘밭 가로 피어오른 민들레도 곱다. 토종 우리민들레인 하얀 꽃이 더 반갑다. 새로 잎 돋는 나무들의 연한 이파리는 곱게 빛난다. 꽃만 고운 것이 아니라 봄이어서 피어오른 뭇 생명현상이 모두 곱다. 겨울산에서 벗어나고 있는 산의 형상이 다가온다. 군데군데 진달래가 진하게 분홍색을 피워대고, 벚꽃이 은은하게 점을 찍어주고, 새순이 곱게 땅을 뚫고 오르고, 산도 한창 봄맞이로 바쁘다. 안평을 열심히 달리다보니 신평과 일직으로 나눠지는 이정표와 만났다. 물론 신평으로 내달렸다. 왜가리 사진이 멋진 광고판이 신평면 입구를 장식하고 있다. 그리 높지 않은 고개를 올라서야 신평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안평과 신평의 경계에는 꽤 높은 고개가 있었다.

신현득 선생의 고향 신평면 중률1리는 청학마을로 유명하다. 개울이 흐르고 이제는 폐교가 된 중률초등학교 마당을 나와 개울둑에서 건너 보이는 낮은 산에는 하얗게 왜가리에 앉아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굵고 낮은 음색을 띤다. 많은 소나무들이 왜가리 대소변을 견디지 못해 죽고 다시 나무들이 자라면서 나무는 듬성한 왜가리 서식지가 되었다. 이들은 낮에 먹이 찾으러 이곳저곳으로 갔다가 저녁이면 다들 돌아온다고 한다. 마침 마늘밭에 풀 뽑으러 오신 마을 어른께 신현득 선생을 아시냐고 여쭈니. 안동사범 1년 선배라면서 왜 그러냐고 하신다. 개울을 따라 넓게 자리잡은 50~60호 되는 마을 어딘가에 신현득 선생의 유년이 자리하고 있을 터인데.그냥 마을 둘러보는 일로 대신했다. 살았던 집을 찾아가는 것도 좋으나 선생의 말씀대로 이미 개조를 해서 딴 사람이 사는 집을 또 어찌할 수 있을까. 그리고 선생이 터를 사두었다고 하니 아마 언젠가는 고향으로 내려오시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2.
선생의 증조부가 예천 지보 대중리에서 의성 신평으로 옮겨 가시면서 신평 중률은 6대째 고향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피난하기 좋은 곳, 세상의 혼란을 피해 안전하게 살기 위한 선택이었다. 낙동강을 중심으로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지맥에 놓인 이 지역은 산과 산이 붙어있을 정도로 산세가 험해서 한국전쟁 때 인민군이 들어오지 못했다고 한다. 옛날 살던 집은 팔아서 다른 사람이 살게 되었고 이제는 집도 개조해서 살고 있으니 옛 정취가 남아있지 않다. 마을 앞뒤로 산이 이어진 신평은 들이 넓지 않았으나 좁은대로 조화로웠고 마을 앞으로 흐르는 냇물길은 한창 공사중이었다. 지금은 젊은이들이 도시로 다 나가고 노인들만 지내고 있는 고향이고 친구분들도 먼저 앞서고 마을도 옛 규모에 비해 1/3로 줄어들었다.

선생은 만주에서 4년 살다, 아홉 살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만주 길림성 화전현, 二十家子. 백두산 뒤편 송화강이 흐르는 곳. 개척이민으로 가족이 이주한 적이 있다. 신평 사람들 일부가 먼저 이 지역으로 옮겨가 정착하고 있었고, 종조부가 가셔서 터전을 잡았다. 겨울에는 굉장히 추운 곳이지만 만주는 흑토지대로 땅이 비옥했다. 청은 중국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실패할 경우, 그들의 근거지인 땅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만 정비해두고 만주를 비워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청은 중국에 동화되어 그들의 문자 만주어까지 잃어버린다. 청나라 말기에 산동반도의 중국인이 이곳으로 이주해서 먼저 정착했고, 뒤이어 일제의 개간과 개척이주 정책에 따라 조선인이 들어와 살게 된다. 몇 십리를 가도 들판이 넓게 펼쳐진 만주벌판. 이곳에 논을 만들어 물을 대고 농사짓기 시작한 조선인들 역사 속에 신평사람들도 놓여 있다. 주인도 없는 넓은 땅을 여러 마지기를 감당하며 농사를 지으며 정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중국인들은 무덤관리를 하지 않는 풍속이 있고, 특히 부모보다 먼저 죽은 자식은 흙을 덮지 않아서 산에 가면 널이 군데군데 보였고, 널 뚜껑이 깨지고 벌어진 관이 많아서 산에 가기가 무서웠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무덤에다 영혼이 다니라고 무덤 꼭대기에 구멍을 내서 색종이를 달고 돌로 고정시켜두었다. 이런 무덤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무덤이 쉽게 훼손된다. 화장실이 제대로 없어서 주변에 오물천지이기도 했다. 더 심각한 건 마적들이었다. 이들을 막기 위해 마을을 둘러 흙으로 성을 쌓아 청나라 군사들이 보호하기도 했다. 아침 저녁으로 들을 오 갈 때면 성문을 통과해야했다. 소나무도 살지 못하고, 유실수 대추, 감, 오얏, 자두 등 나무들이 살지 못하는 땅인데 배는 열렸던지 언 배를 팔기도 했다고 한다.

일제 때 병산중학교 다닐 무렵부터 선생은 글 잘 쓰는 소년으로 인정받는다. 일본글로 글짓기를 잘해서 칭찬을 받았다. 공상적인 것을 좋아하고 남들보다 별나게 생각하는 면이 글쓰기로 이어진 것 같다고 한다. 특별히 어떤 선생님의 지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글을 써서 선생님께 보여드리면 칭찬을 받았다. 이때 김동명의 시 ‘삼팔선’에 아주 감명 받았고, 해방 후 신소설이 유행해서 많이 읽은 것이 습작시절의 문학공부였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우리 글자를 몰라, 가갸거겨 배우며 소설을 읽어갔다. (용득, <송죽>) 병산중학교 3회 입학생이기도 한 선생은 1947년 초등학교 졸업 후 신평면사무소에서 급사로 2년을 보낸다. 친구들은 학교로 갔을테니 그 부러움을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래서 또래 친구보다 2년 늦게 학교를 다녔다. 면사무소에서 청소, 심부름, 등사판 밀기 같은 일을 하며 지냈다. 선생은 소사보다 못한 위치라며, 소사는 정식직원이라고 급사의 차이점을 말씀하신다. 신평에는 중학교가 없어서 풍산까지 왔고, 이때부터 자취생활이 시작된다.

안동사범 다닐 때 태화동 어개골에서 자취를 했다. 신평 고향집에서 안동까지 50리길, 일주일 먹을 쌀과 보리쌀을 싸가지고 고추장, 된장도 챙겨서 기차를 타고, 때로는 지나가는 트럭도 얻어 타고 다녔다. 특히 트럭을 잘 태워주지 않을 때는 애써 부탁을 해서 타게 되면 차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운산역에서 안동까지 타기도 하고, 때로는 신평 집까지 걸어다니기도 했다. 토요일 집에 갈 때 어담-신기로 걸어가면 늦은 밤에 집에서는 타작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전쟁으로 사범학교 위에 있던 공자사당 대성전은 폭삭 내려앉았고 사범학교 건물도 폭격으로 현관문만 남아있었다. 몇백 년 된 은행나무도 폭격으로 죽었다. 안동시내가 평평해질 정도로 초토화가 되었다. 학교 운동장의 탄지는 폭탄이 떨어진 자리에 물이 고여 연못이 된 것으로 그 주변에 나무를 심었다. 이런 환경에 임시교사를 마련, 바닥은 그냥 맨땅이라 흙이었고 루핑으로 천장을 대신했는데 당시에는 비닐이 몹시 귀하던 시절이다. 전교생이 벽돌을 하나씩 직접 날라서 음악실을 지었다. 이 음악실이 제일 먼저 지은 교사라고 한다. 청소하다가보면 해골이 나오기도 했던 끔찍한 전쟁의 시절을 보냈다. 선생은 1951년에 안동사범을 다녀 1955년 졸업했으니 전쟁의 소용돌이와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사범학교 때는 문학하는 학생으로 전교에서 유명세를 날렸다고 한다. 의성문학에 당시에 쓴 소설을 실은 적이 있는데 현상공모에 당선된 작품이다. 사범학교 은사는 소설가이기도 한 성호운(성학원)선생으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예천 대창고등학교에서 오신 분으로 고무신을 신고 다니셨다. 본과수업은 맡지 않고 중학부를 맡았고, 특별활동 문학부를 조직해서 수업은 두 번 정도 했으나 인상적이었다고 기억하신다. 이용훈 선생은 신현득 학생의 소설을 수업시간에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읽어주기도 했다.

대구로 옮겨가 교사로 지낼 때 개성학교의 김성도 선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따따따 주먹손을’ 작사작곡한 분이다. 대구서 7년 영천서 2년 재직 후, 소년한국일보 기자로 옮겨간다. 소년한국일보의 월급이 적어 고민했으나 빵장사라도 하겠다는 결심으로 상경하신다. 이때부터 글을 쓰고 살아야하는 전문작가로서의 길을 선택한다. 신문사는 문화집단이어서 많은 일을 기획할 수 있었다. 세종아동문학상 수상이후 소년한국일보사에서 선생을 스카웃한 것으로 보인다.

3.
선생은 시골태생이기 때문에 시를 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씀하신다. 요즘 도시아이들 병아리 그리라면 다리를 4개 그린다고 안타까워하신다. 우리 전통문화를 도시 아이들은 전혀 모르고 자라나, 공부만 하고 있어 우리 문화를 알 길이 없다고 현실을 말씀한다.
지방색을 살려 글쓰는 작가가 귀한 시대란 지방색이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도 될까? 문학하려면 서울가야 한다는 것도 하나의 관념일 뿐 경북출신의 많은 훌륭한 작가들이 경북에서 글 쓰고 살았다고 강조하신다. 선생에게 고향은 떠날 수 없는 가슴에 남은 그리움, 가슴이 고향으로 점령되어 있다고 하신다.
고향에 대한 선생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을 골라보면 <고향의 시어>라고 할 수 있다. 마을의 물과 바람과 햇살을 사람들이 함께 나누니 흐르는 물조차 사투리 억양으로 흘러가는 동네. 아동문학과 어른문학의 경계없이 편안하게 동시와 시를 가리지 않고 써오신 선생답게 아이들의 마음과 어른들의 마음이 어우러져 녹아 있다.

같은 골짝 물을 같이 마시면/고향 사람이라 하고/
사투리 소리로 흐르는 물을/고향 냇물이라 하고/
듬직한 앉음새로 있으면/뒷산이라 하고/
농악 가락에 우쭐대면/수양버들이라 하고/
밟히면서 크는 것을/들꽃이라 하고/
같은 내에 빨래를 하면/마을 사람이라 하고/
두레박을 같이 쓰면/이웃이라 하고/
밥상에 둘러앉으면/식구라 하고/
번갈아 창 밖에 서성대는 걸/해와 달이라 하고/
해와 달을 따르는 걸/세월이라 하고

고향이야기 안에 놓인 가족사의 아픈 대목들이 <핏줄>에 보인다. 의료지원 없이 아이를 낳고 키우던 시절, 가족사 안에는 병으로 잃은 형제자매가 드물지 않았다. 그 아픔을 팔순이 되어도 놓지 못하는 시인의 마음이 드러난다. 그 아픔이 고향 신평을 떠올릴 때면 언제나 함께 등장하지 않을까.

막내누이 생각이 난다/어려서 죽은/손잡고 다니기도 업어주기도 했던 누이/나를 오빠야로 부르던 막내/살았으면 지금 가까운 칠십인데//대동아전쟁 그 무딘 세월에/이름 모를 병으로 눈을 감았지/가족 중, 어매밖엔 울지 않았지/뒤이어 어매도 눈감고 나니/어매 죽음도 그랬지만 누이 생각이 간절했었지//머슴애 둘, 동생과 내가/물 이고 방아 찧고 직사게 고생하면서/“막내는 잘 죽었제, 살았으면 어매 없이 이 고생 같이 할 낀데.”//그 말 왜 했던고/고생고생 될 때마다 둘이서/“막내는 잘 죽었제, 이 고생 안하고 잘 죽었제.”/그 말 왜 했던고, 왜 했던고/개똥에 굴러도 이승이라는데//살았으면 희끗한 반백으로 와서/“올아배요, 잘 있었디껴?”/따뜻한 말마디나 해 줄 텐데//“어렸을 때 고생 얘길랑 그만 두시더.”/“그래….”/하고 같이 웃을 텐데//(하략)

<고향의 전설>에는 고향 산과 유년시절 어울린친구들, 이웃과 동네 마을, 예부터 전해오는 절터, 느티신목, 어른들의 가마니 짜는 소리, 초석 치는 소리, 십리 길을 넘어 학교다니던 아이들 소리를 통해 이제는 사라진 고향을 불러낸다. 이미 사라진 추억을 고향의 이름으로 다시 기억하는 일의 소중함이 고향이야기에 그대로 묻어 있다. 고향을 두고 쓴 글들에서 선생의 중률1리 마을은 늘 이야기를 품은 보따리가 된다. 어매의 베짜는 소리를 자장가로 삼아 자라나고, 신을 기워 신으며 커가던 그 시절은 모두 <우리를 하나의 나라로 하라!>에 집중된다. 전쟁의 상처로 두 동강 난 한반도의 허리를 잇고 마음의 경계를 풀어낼 통일의 숙제를 스스로 던지는 작품이다. 우리의 고향이 다시 어우러져 “마을을 쪼개고, 번지를 쪼개고 물려받은 언어와 역사를 쪼갠”는 현실을 극복할 장엄함이 보인다. ‘우리를 하나의 나라로 하라’는 명령의 목소리는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거나, 하나였다는 엄연한 사실을 새롭게 알리고 있다.

우리말의 장단음을 알리기 위해 선생의 작품집에는 장음표시가 따로 나온다. 국어사전에서 보여주는 표시와 달리 오른쪽 상단에 표시가 있는데 예를 들면 ‘할배의 할배 그 할배 적에/달 가운데 계′수나무 심었지러’처럼 표시를 하고 있다. ‘계-수나무’의 장단음을 알지 못하는 세대를 위한 중요한 작업임이 분명하다. 우리말과 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담긴 선택이다. 이미 동시집 27권, 일반시집 5권, 동화 10권이 넘고 이제 팔순을 넘어와서도 팔만대장경 소재 불교설화를 집필하고 계신다. 불교설화 관련된 동화를 11권째 쓰고 있으니 선생의 저력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향토문화의 사랑방 안동 139호>
-늘 건강하게 아이, 어른의 문학을 나누지 않는 경계에 서 계시는 신현득 선생님께 번거로운 인터뷰와 풍부한 자료를 제공해 주심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